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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기마X오리] 두 일반인의 마호라 유학기. 세 번째 이야기 끄적끄적

주의. 이 글은 상당히 정신사납고 과장적인 표현으로 인하여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덤으로, 네기마 세계관에서 신나게 구르고 있는 일반인들을 위하여 이 글을 바칩니다. 특히 모 운동계 고등학생 둘 [...]



<세 번째 이야기라고? 벌써? 아니 잠깐, 난 아직 기숙사 애들한테 떡도 못 돌렸는데?! 아, 강태가 국수 돌렸다고? 그럼 됐네.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역시 이사왔으면 떡이(중략)>



찰박, 하는 물소리와 함께 성봉의 몸에 물 속으로 사라졌다.

"성봉아아────!!!"

경악에 가득찬 얼굴로 달려온 강태는 재빨리 성봉을 물 밖으로 끌어냈다.

"쿨럭, 가, 강태야, 커헉! 쿨럭, 크헉!"
"안딘다, 문디야! 퍼뜩 정신차리라카이!!"
"보고 싶다…… 산이…… 붉은 산이……."

그 말을 마지막으로 성봉의 호흡이 멈췄다.

"성봉아아───────!!!!!"

그의 절친한 친구의 절규는 보는 이마저도 가슴을 쓰라리게 만들──지 않았다.

"아니, 역시 붉은 산 보다는 설렁탕이 낫지 않을까?"

언제 다 죽어가는 모습을 하고 있었냐는둥, 너무나도 멀쩡한 모습으로 일어난 성봉의 말에, 강태 역시 방금 전까지 울부짖던 사람과 동일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단정한 모습으로 돌아와서는 대답했다.

"음, 나쁘지는 않은데. 그런데 운수 좋은 날은 여기에 쓰기에는 날이 너무 좋잖아."
"확실히, 우중충하게 비가 오는 날이, 아냐, 비오는 날은 파전에 막걸리잖아. 개그 코드가 성립된다구."
"맑은 날이라고 해서 막걸리 못 마시는 건 아니잖아. 거기까지 확장하면 곤란해."

"저기……."

"차라리 장르를 바꾸자. 근대 문학에만 얽메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현대까지 확장하면 소재거리는 늘어나지만 진국이 안 우러난다고. 무엇보다도 그 밀려오는 애환, 이게 있으려면 역시 근대로 고정해두는 게 나아."
"아, 그렇긴하군. "

"저기요……."

"그런데 근대에 급식판이 있었나?"
"배급판은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학교 급식은 반찬판이 3개, 군대나 수련원은 4개지. 으음……."
"수련원은 거기에 국그릇을 따로 주잖냐."

"저기……."
"……형님, 그냥 나중에 얘기하죠."
"……응."

감히 끼어들 엄두조차 내지 못하던 네기가 간신히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고자 입을 열었지만,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져버린 두 사람에게 들리기에는 너무 작은 소리였다.
언제 어디서나 쓸데없이 하이텐션인 성봉과 얼핏 보기에는 평범해보이지만 곧 죽어도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강태에게서 시선을 빼앗는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었다.

현재 이곳은 숙소의 노천온천.
그런 곳에 왜 성봉과 강태가 있는가하면, 두 사람의 숙소가 네기와 중등부 3학년 A반이 머물고 있는 숙소와 같은 건물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두 사람의 반 하나만 중등부와 같은 숙소 건물을 쓰고 있다.

이것은 친서와 코노카를 노리는 관서 주술 협회 과격파에게 두 사람이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기 위한 학원장의 계획이었지만, 그것을 모르는 두 사람과 같은 반 친구들은 모두,

"절망했다! 예산을 아끼려고 이런 짓을 하는 학원에 절망했다!"

를 외쳤었다.
그렇게 한바탕 난리를 피우고 난 후 지친 몸을 풀기 위해 온천으로 가자, 라고 하는 것이 결정되어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었다.
덧붙여서 이번 온천은 저녁 식사 후 다시 들어온 것이다.

"음, 그러면 차라리 '그 날이 오면'은 어때? '그 날이 오면 삼각산에 숨겨진 칠지도가 빛을 발하고, 한강 아래 얼어붙은 체 잠들어 있던 아기공룡이 소생하여, 탑블레이드 대결을 펼친다.' 라고 하는 거야."
"그 다음은 '소년이여 싱하가 되라. 굴다리 아래서 맺은 결의는 영원할지니.'라고, ……잠깐."

이미 하나하나 태클 안 걸 수가 없는 상황까지 도달해 나가는 상황에서 강태는 갑작스럽게 대화를 중단하였다.

"뭔 일이여?"
"옆에 여탕에서 소리가 들려오는데?"
"여자애들 같이 목욕하면서 떠드는 소리겠지. 뭘 신경 쓰냐. 아, 네기는 엿듣고 싶어?"
"에, 아뇨! 그런?!"

성봉의 발언은 어린애를 놀리는 중년 아저씨 같다고밖에 할 수 없는 말이었지만, 정작 발언 당사자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상대를 바꿔서,

"그럼 거기 카모인가. 여성들만의 비밀스러운 대화를 엿듣고 싶어하는 사춘기 남학생의 두근거리는 불건전한 망상으로 집단 무의식의 바다에 삼각함수에 비례하는 형태의 파도를 만드는 것은."
"아니, 저는 속옷만 취급합니다."
"호오, 역시 란제리 마에스트로. 오직 한 가지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프로페셔널함. 족제비로 살기에는 아까운 재능이야."
"후훗, 별 말씀을."
"하지만 확실히 쓸모없는 재능이로군. 족제비에게는."
"겍─."

순식간에 엄청난 대화가 지나갔다.
그런 얘기가 흐르든 말든 강태는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고, 눈 뜨는 크기를 조절하거나 입을 벌렸다 닫았다 하더니,

"음, 전파가 잘 안잡히는데, 어디 보자……."

라고 말하고는 근처를 뒤적뒤적하여 어떤 한 물건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그 물건을 머리 위로 얹는가 싶더니, 물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그 물건을 썼다.

──'그것'이었다.
그것도 평소에 쓰는 '두 가닥 타입'이 아니라 '세 가닥 타입'이었다.
상식적인 말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강태의 것이며 '그것'이라 하더라도 현계의 물건인 이상 절대로 증식한 것은 아니다.
……아마도.

여튼 다시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던 강태는 머리 위로 느낌표를 띄운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됬다, 잘 들린다. 어디……. "보스, 도와주세요!", "산모와 아기 모두 무사합니다.", "그렇지만 사자의 번식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이제부터, 이제부터 시작이야!", "마솝풋은 뭡니까 대체에에에에?!?!?!" "그것은, 사랑이다!" ……음, 각도를 좀 틀어볼까."

'……카모, 지금 분명 여러 개의 목소리가…….'
'형님, 이런 게 바로 신경 쓰면 지는 거에요.'

"지상파 말고 공중파는 안 잡히냐?"
"잡히긴 하는데, 역시 일본엔 스X이라X프가 없어서 그런지 도둑 전파가 안되네."
"역시 잡기술는 요긴하게 쓰기는 힘들구나."
"그러니까 잡기술이지."
"평범하구만."

──잡기술 이전에, 인간의 몸으로 전파를 잡아내는 것부터가 굉장한 일이 아닐까.

"아, 기묘한 전파를 잡았는데. 아니 전파라기보다는 그 뭐시냐, '바람에 실려온 사람들의 인생 사는 이야기.' 라고 하는 게 옳겠군."
"뭔데?"
"음, 잠시만……. "우선 식신을 들여보내서 납치해보지.", "상대는 신명류의 검사와 마법 세계의 유망주입니다. 너무 어설픈 게 아닌가요?", "아니, 이건 상대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 뿐이야.", "이명을 가진 실력자가 둘 씩이나 있는데 전면전은 무리겠지요. 그럼 전 계획을 점검하러 가보겠습니다.", "아아, 쳇. 설마 같은 숙소에 올 줄이야. 일이 꼬이게 됬군." ……여기서 끝났는데."

──침묵이 감돌았다.

"……강태야."

성봉은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는 자신의 친구를 향해 물었다.

"DMB냐, 그거?"
"아니, 그럴 리가 없잖수, 형님. 것보다 사람의 몸으로 전파가 잡힙니까?"

카모의 현실적인 태클에 성봉은 "그런가?" 라고 말하더니,

"하긴 공중파도 안되는데."

뭔가 논점이 틀렸다. 것보다 전파가 잡힌다는 걸 부정하지 않았다!
그때 따라갈 수 없는 전개에 멍하니 있던 네기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는 외쳤다.

"아, 아니, 이게 아니라?! 그럼 지금 코노카가 위험하다는 거잖아요?!"
"코노카? 코노카, 코노카, 코노카……. 아, 콘콘?"
"콘키치?"
"그건 누군가요?!"

문맥상으로 비추어볼때 콘콘과 콘키치 모두 코노카를 가리키는 말이 틀림없었다.
뭐가 되었든지간에 여자애를 부르는 명칭으로 쓰기에는 거친 느낌이 든다.

"네가 말하는 그 아가씨인데. 이름이 길어서 줄여부르고 있는데."
"이름보다 더 길잖아요?!"
"일본어로야 4음절(こんこん)이지만 한국어로는 2음절(콘콘)이라서 짧아. 비바 코리안!"
"그렇군요. ……가 아니라 코노카 씨가 위험해요!"

네기의 외침에 대답한 것은 강태였다.

"그래, 우리보다 어린 아가씨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멋진 말이었다.
멋진 말이었지만, 머리에 '그것'을 쓰고서 얘기하면 도저히 멋지지 않다.

그 순간 여탕 쪽에서 비명 소리와 커다란 굉음이 들려왔고, 서로를 바라보던 세 사람 + 동물 한 마리는 여탕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다행스럽게도 코노카를 납치하려던 원숭이 식신들은 세츠나의 검에 모두 쓰려졌고, 목욕탕에서 나온 네기 일행과 성봉과 강태는 코노카를 방으로 돌려보낸 후 숙소 프론트에 모였다.
그곳에서 코노카를 향한 세츠나의 마음을 확인한 일행은 그 자리에서 '학원 방위대 엠프리스 가드[여왕 근위대]─원래는 3-A 방위대 가디언 엔젤이었으나 3-A가 아닌 성봉과 강태의 존재와, 여황─코노카를 지킨다는 목적으로 인해 명칭이 바뀌었다─를 창설한 후, 각자가 맡은 경비 지역으로 흩어졌다.

그러나 방심한 틈을 타 침입한 적, 음양사인 치구사에게 코노카를 빼앗긴 것을 깨달은 일행은 곧바로 그녀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특히 열차에서 있었던 사건으로 인해 그녀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해 있던 두 사람은,

"개── 구── 리── 의── 원── 수우우우우우────!!!!!!"
"내── 반── 찬── 내── 놔── 라아아아아아────!!!!!!"

……엄청나게 무서운 기세로 그녀를 쫒고 있었다.

어깨에 을 걸친 성봉과, '그것-세 가닥 타입'을 쓴 강태의 모습은, 흉흉하다 못해 외우주의 심연의 일부를 엿본 것 같은 공포감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아군인 네기, 아스나, 세츠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저 두 사람과 적이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반찬거리를 빼앗겼다는 사소한 이유만으로 이런 공포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건, 다른 이유라면 이것보다 굉장할 것이라는 상식적인 판단 때문이었다.
……네기 일행이 이 두 사람이 사실 진심으로 상대하면 금방 깨뜨릴 수 있는 일반인이라는 걸 언제쯤이면 알게 될까.

예상은 했었다지만 언제나 그렇듯 예상을 초월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치구사는 그저 필사적으로, 정말로 목숨의 위협을 느껴가며 도망치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몰리게 되자 치구사는 일단 코노카를 포기하기로 하고 이를 악물고 형언할 수 없는 공포를 향해 외쳤다.

"아가씨는 돌려주겠다! 아니 돌려 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더 이상 쫓아오지 마아아아───!!!!"
"좋다! 더 이상 쫓지 않겠, ""필요없어어어어어어────!!!!!!!"" 에에에엑?!"

두 사람은 환상의 하모니를 이루며 세츠나의 말을 중간에 잘라먹고는 불구대천의 원수를 보는 것 같은 시선으로 치구사를 매섭게 쏘아보고 있었다.

도도도도도도도도도도도도도────

……스탠드라도 발출할 것 같은 기세로.

"음── 식── 은── 소── 중── 한── 거── 다아아아아아────!!!!!!!!!"
"배── 가── 불── 렀── 냐── 쓰── 버── 어어어어어얼────!!!!!!!!!"
"히이이이이이익?!?!"

생각해보자.
한 소녀를 품에 안은 체 달리는 원숭이 탈을 쓴 괴한과, 흉흉한 기세로 그걸 뒤쫓는 남고생 둘과 소녀 둘, 그리고 소년 하나.
쫓는 쪽이나 쫓기는 쪽이나 둘 다 얽히고 싶지 않은 변태 집단이다.

치구사가 붙여둔 사람을 물리는 부적이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없는 것이 다행이었다.
아무리 타인에게 무관심한 현대인들일지라 하더라도 이런 장면을 보게 된다면 당장 경찰에 신고할 것이다.

……막을 수 있는지는 심히 의문스럽지만.

경찰력을 불신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경찰이 온다고 하더라도 막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게 한다는 점에서 지금 두 사람의 모습이 얼마나 공포스러운 것인가를 알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달려라 치구사.
어머니를 위해 나애리를 쓰러뜨리고…… 가 아니라 그대의 목숨을 위하여.

────

전철을 타고 도망치려는 치구사를 쫓아 같은 열차에 탄 일행은 치구사의 주술에 의해 열차 안에서 물에 빠지는 진귀하지만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을 하였다.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열차가 역에 도착함과 동시에 세츠나의 검이 열차의 문을 박살내지 않았더라면 꼼짝없이 익사당할 뻔했다.

"콜록 콜록! 후아, 주, 죽을 뻔했다……."

마법사의 종자이지만 일반적인 상식인인 아스나의 반응.

"하아하아, 물 속에서는 주문을 못 외운다니……."

서양 마법사인 네기의 반응.

"후후, 족제비류 수중 호흡법이 없었다면 죽을 뻔했어."

음수지만 일단 요정인 카모의 반응.

"쿨럭, 크흠, 하아, 아가씨는?"

일편단심 민들레 세츠나의 반응.

"음, 미묘한 물맛이군. 교토 지하수랑 비슷한데……."

일반인이 분명하지만 도저히 그렇다고 보기 힘든 강태의 반응.
그리고…….

쉬이이이이익──

"휴우, 외할머니 도와서 해녀일 하던 경험이 없었으면 얄짤없이 익사할 뻔 했네."  쉬이이이이익──
"무슨 소리, 우와아아악?!"
"아스나, 갑자기, 우와악?! 무, 무슨?!"
"큿, 이건 도대체……."
"음? 뭘 그리 놀래는 거야?" 쉬이이이이익──
"혀, 형님, 어깨에서 불이, 아니 물이, 아니 불? 물? 어쨌든 그게!!!"

성봉의 어깨에 걸친 링에서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얼굴이 김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양이었다.

"아, 이거? 물에 젖으면 이렇게 되더라고. 뭐, 옷도 금방 마르고 뽀송뽀송해지고." 쉬이이이이익──
"나중에 좀 빌려줘라. 나도 좀 말리게."
"싫다. 이것만큼은 너라도 안돼. 나의 챠밍 포인트라고. 영어로는 잇츠 마이 챠밍 포인트." 쉬이이이이익──
"뭐, 그렇게 나올 줄 알았어. 나라도 '이건' 너한테 빌려주고 싶지 않으니까."
"대신에……." 쉬이이이이익──

성봉은 강태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푸쉬이이이이이이이이익────

……링에서 더 많은 양의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가슴께까지 뒤덮는 수증기 속에서 성봉의 유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식으로 쓸 수 있더라고." 푸쉬이이이이이이이이익────
"이야, 이건 쓸만한데? 딱 좋구만. 야, 등 뒤에서 양손으로 짚어봐. 무림고수 내공 밀어넣기다."
"오오오오오!! 최고다!! 캡이다!!!" 푸쉬이이이이이이이이익────

네기 일행은 물론 도망갈 준비를 하던 치구사마저도 넋이 빠진 얼굴로 그 괴이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을 보며 치구사는 생각했다.

'계획, 포기할까?'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쉬이이── "아, 다 말랐다."

……누구라도.

────

치구사의 불대문자를 프란스 살타테오 풀웨레아(풍화 풍진난무)로 날려버린 후, 아스나가 원숭이 인형을, 강태와 성봉이 곰돌이 인형을 상대하는 틈을 타 세츠나는 치구사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러나 그 순간 같은 신명류의 검사 츠쿠요미가 나타나 세츠나를 막아섰다.

"그럼 선배- 어울려주실까요오-"

그 순간,

"우오오오오오오오!!!!!!!!"

방금 전까지 곰돌이 인형을 상대하던 성봉이 갑자기 츠쿠요미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예상 외의 사태였지만 프로인 츠쿠요미는 다가올 공격에 대비하였다.
하지만 성봉의 공격─이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은 그녀의 예상을 가볍게 훌쩍 뛰어 넘어 있었다.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사귀어 주십시오!!!!"

성봉은 왼쪽 무릎이 박살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강하게 꿇고는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화사한 꽃다발을 꺼내들며 그렇게 외쳤다.
타오르는 청춘의 열정이 담긴 뜨거운 눈으로 츠쿠요미를 바라보는 성봉의 모습은 사랑을 하는 남자의 그것과 같았다.

"손에 물을 뭍히지 않겠다고 하지 않겠습니다! 고생시키지 않겠다고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혼자 괴롭게 하지 않겠습니다! 언제나 곁에 있겠습니다! 부디! 제 마음을 받아주십시오!!!"

"""""……."""""
'''''야 임마…….'''''

표면상으로는 침묵이 감돌았고, 모두의 마음 속에는 어이없음이 들어찼다.
방금 전까지 싸우고 있었다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목숨을 건 싸움 도중이었기 때문에, 눈앞에서 벌어진 상식과는 억만 광년 쯤 멀리 떨어진 광경에 모두들 할말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정신나간 짓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고백에 친구인 강태마저도 곰돌이 인형의 목을 꺾어버리기 직전에 굳어있었다.
그만큼 충격적인 일이었다.

여튼, 그 청춘이 담긴 고백을 받은 상대인 츠쿠요미는,

"아, 저, 그게, 그러니까……."

──얼굴을 붉힌 체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있었다.

"저기, 고백은 난생 처음이라, 우우, 하지만 전 세츠나 선배랑, 아, 그렇지만 불쾌한 건 아니고, 그게, 너무 놀라서, 기쁘기는한데 너무 갑작스러워서……."

──당황하고 있었다.
칼을 쥔 양 손을 등 뒤로 하고 발을 꼬물거리며 우물쭈물하는 그 모습은 확실히 사랑 고백에 당황한 청순한 소녀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 모습에 성봉은 천천히 일어나 츠쿠요미에게 꽃다발을 건네주고는,

"우선 받아주십시오."
"아, 저, 가, 감사합니다."
"아뇨, 꽃에 대해 무지한 남자인지라 좋아하지 않는 꽃을 선물한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아뇨! 그렇지 않아요! 아, 죄송합니다. 큰소리 쳐서……"
"괜찮습니다. 어쨌든, 이번 고백은 확실히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었군요. 그럼 다음에 만날 때, 답변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네. 그때까지는 꼭 답해드릴게요."
"기다리겠습니다. 집까지 모셔다드리고 싶지만, 지금은 아직 그럴 사이가 아니기도 하고, 당신이 어디에서 사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괘, 괜찮아요. 혼자서 갈 수 있으니까요."
"그럼 이만."
"네, 네, 안녕히……."

그 말을 끝으로 츠쿠요미는 나타날 때와 같은, 아니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사라졌고, 성봉은 천천히 자신이 상대하던 곰돌이 인형을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왠지 그의 등 뒤로 화사한 꽃잎들이 흩날리는 것 같은 환시가 보였다.
그런 그를 보며, 그의 절친한 친구인 강태는 잡고 있던 곰돌이 인형의 목을 360도 회전시켜 몸과 머리를 완전히 분리시킨다음, "토리야아아아아!!!!!" 하는 기합과 함께 집어던졌다.

분리된 인형의 잔해는 무서운 속도로 치구사의 옆을 스쳐지나갔고, 그것에 놀란 그녀가 들쳐메고 있던 코노카를 떨어뜨린 순간, 세츠나가 달려들어 간신히 코노카를 받아내었다.
그제서야 자신이 5:1(실질적으로는 3:1)이라는 상황에 처했다는 걸 깨달은 치구사는 부적을 사용해 도주하였다.
네기가 마법의 사수로 격추하려 했지만 아슬아슬한 타이밍으로 실패하였다.
그러는 사이, 전속력으로 달려간 강태는,

"우정의 수정 펀치이이이!!!!!"
"크허어어어억?!?!"

성봉의 명치에 있는 힘껏 드롭킥을 날렸다. 펀치라고 말했지만 드롭킥이었다. 그것도 아주 훌륭한 드롭킥이었다.
쓰러져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친구 앞에서 강태는 말했다.

"남자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도 해야할 때가 오는 법이지. 그리고 지금이 바로 때다."

어째서인지 낮게 깔린 중후한 목소리였다.

"적에게 사랑 고백을? 그것도 싸우던 도중에? 후우, 성봉아. 그것밖에 안되는 거였냐, 너란 녀석은."

아주 당연한 질책이었다. 똑같이 도중에 내팽개친 강태가 할말은 아니었지만.
어찌되었든 이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방금 전의 중후한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박살내버리는 즐거운 듯한 강태의 목소리에 네기 일행은 멍해질 수 밖에 없었다.

"짜식, 좋냐? 응? 좋아? 킬킬킬! 얌마, 이 짜-식 아주 좋아 죽을라고 하는구만? 새퀴 이거 아주 그냥 헤벌레해가지고는! 혼자 청춘 드라마 찍으니까 좋디? 이 새퀴 이거! 낄낄낄!!"

''''……뭐?''''

강태의 질문에 성봉은 코밑을 쓱 훔치며, 70년대 청춘 영화의 주인공 같은 어색해하면서도 기뻐하는 사춘기 소년의 얼굴로 대답했다.

"후후후, 사나이 박성봉, 이국 땅에서 운명의 상대와 만나게 되었다. 한 점 부끄럼없는 고백이었다. 이제는 그저 그녀의 대답을 기다릴 뿐……."
"야, 이거, 이거 봐라? 짜식, 아휴, 크하하하, 이거 참! 좋다! 오늘은 내가 쏜다! 야, 이거! 어휴, 천하의 박성봉이가 고백을 다해? 왓핫핫핫!"
"너무 그러지 마라, 임마. 그 아가씨가 나 싫다고 하면 그때 괴롭다."

서로를 툭툭 치며 말장난을 이어가는 그들의 모습은,

'''청춘 드라마?!'''

그 말 그대로였다.

"야, 척 보니까 그 아가씨도 너한테 마음 있더만. 거, 딱이야 딱! 아, 그러고, 차이면 또 도전하면 되는 거지 임마. 그게 차이면 말이지, 딱 '아, 내가 아직 부족하구나.' 하고 마음 독하게 먹고 노력해서 다시 도전하면 되는 거야. 그게 사랑이고 연애고 인생이지!"
"새퀴, 고맙다. 쏘기나 해라!"
"요놈 봐라? 허 참! 쏜다고 말했으니까 쏘기는 하겠다만, 다음엔, 니가 쏘는 거다? 킬킬킬."
"뭐냐, 너도 연애할라고? 누구 점찍어둔 아가씨 있냐? 얌마,  고향이 하연이 냅두고 연애하려고 하냐? 하연이가 운다 울어."
"뭐?! 누굴 바람둥이로 보고! 난 하연이 일편단심이야! 나중에 나 하연이랑 연애할 때 니가 좀 도와달라, 뭐 이런 얘기지. 어디서 사람 불한당으로 만들려 그래? 내가 사는 건 먹기 싫다 이거냐?"
"어, 어, 이놈 봐라. 남자가 쪼잔하게 그러는 거 아니다?"

때마침 반대편 행 열차가 들어온다는 신호를 들은 두 사람은,

"야아, 미안하다! 그, 우리 먼저 간다! 뭐야, 끝났냐?"
"거 끝났으면 말 좀 하지 그랬냐. 어, 전철 온다! 뛰어!"

네기 일행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심정으로 두 사람을 따라 뛰어 어찌어찌 전철에 탔다.
열차를 타고 숙소가 있던 역까지 가는 동안에도, 성봉과 강태의 청춘 드라마는 이어지고 있었다.

"가만 있어봐. 이거 아줌마랑 아저씨한테도 알려야 되는 거 아냐?"
"아, 거 참! 가만히 좀 있어봐라. 내가 다 알아서 연락할꺼야. 차이면 쪽팔리잖냐."
"쪽팔리긴 무슨, 니가 언제부터 그런 거 신경썼냐!"

맞는 말이었다.

"야 씨, 나도 쪽팔리지만서도, 그 아가씨도 기분이 거시기할 꺼 아냐! 아, 근데 그 아가씨 이름이 뭐였지? 니들 그 아가씨 이름 알아?"
"……츠쿠요미라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저와 같은 신명류,"

어딘가 언짢은 듯한 얼굴의 세츠나가 성봉의 질문에 대답하며 간략한 정보를 전하려고 했지만 츠쿠요미의 이름만 중요했던 성봉은 곧바로 강태와의 대화를 재개했다.

"츠쿠요미, 캬, 이게 딱 울리는구만. 마음에 울려."
"얼씨구. 나중에는 아주 식 올리기 전에 일 저지르게 생겼구만."
"무슨 소리! 난 신사라구. 둘 다 성인되기 전까지는 안해. 음흉한 자식. 내가 너인줄 아냐?"

둘의 목소리가 커진 탓인지, 코노카가 눈을 떴다.
그후, 세츠나의 품에 안겨있던 코노카의 말─"세츠나, 날 싫어하는 게 아니었구나……."─에 세츠나가 얼굴을 붉히며 전속력으로 옆 객차로 도주하는 것으로 수학 여행 첫째 날의 사건 사고는 모두 종료되었다.

소란스러운 네기 일행을 보며 성봉과 강태는 어째서인지 아득한 시선으로,

"음, 청춘이로구만."
"소녀들의 우정이로군. 비바 청춘!"
"자기도 청춘이 찾아온 녀석이 말~은."
"넌 임마 있다가 제대로 살 준비나 해 임마."

그런 중년 아저씨 같은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득 생각난 듯 성봉이 물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눈매가 더러운 여자, 뭔가 부적 같은 거 쓰지 않았던가?"
"음, 그러게. 불대문자였던가? 그거 나오기 전에 확실히 부적 같은 거 손에 쥐고 있었지."
"그걸 네기가 날려버렸지. 그, 뭐였더라? 프린스, 실러켄스 푸딩, 왜래어? 뭐 대충 이랬던 것 같은데."
"그 여자도 분명 부적아, 부적아, 뭐라고 했었고."

드디어 일반인인 두 사람이 마법의 세계를 알게 되는 것일까.
본의 아니게 이명까지 붙어 실력자로 통하고 있지만, 사실은 일반인인 두 사람이 이것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애써 무시하며 살게 될까? 아니면 본격적으로 이 세계에 발을 디디게 될까? 그도 아니면,

"아, 생각났다. 옛날에 호기심 천국에서 그거 비슷한 거 했었다. 목소리에 반응하는 폭탄이었던가."
"그런게 있었, 아, 그거그거! 알아! 나 그거 만들어봤어. 막 주문 만들어놓고 '황혼보다 어두운 자여, 내 몸에 흐르는 피보다 더 붉은 자여, 시간의 흐름 속에,' 어쩌구 이러면서 했더니 동생이 '우와, 형 대단해!' 이랬지."
"그럼 네기가 들고다니는 막대기가 불 껐나보다. 지난 번에 마호라 공학부 잠깐 가봤는데 무슨 고압 공기 분사기인가 그거 있더라고. 쟤 가끔 하늘 날아다니길래 뭘로 날아다니나 했더니 그거였나보네."
"호, 사람을 날릴 정도라면 불도 금방 끄겠네."

──아무래도 이들이 마법 세계를 눈치채려면 꽤나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

그 시각 치구사 일행.

"……계획 포기할까?"
"무르군요. 이 정도로 포기할만큼 약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요."
"니가 쫓겨봐! 그런 거에 쫓기고 나면 트라우마가 된다고!"

치구사는 한심하다는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페이트에게 일갈하고는 상대를 바꿔 아군으로 고용한 신명류의 검사, 츠쿠요미를 향해 외쳤다.

"너도 말이야! 돈 받고 고용된 입장이면서 그런 청춘 스토리에 홀라당 넘어가지마!"
"하지마안- 고백은 처음이라구요오- 게다가 상대는 [에브리데이 하이텐션]이라구요오? 그런 사람한테 고백 받았는데에-"

양손으로 붉어진 뺨을 감싸고는 니삭스로 감싼 다리를 앞뒤로 붕붕 흔드는 그 모습은 말 그대로 사랑에 빠진 소녀였다. 허리의 두 자루 검만 뺀다면.
성봉은 그녀가 칼을 뽑은 상태에서도 꽃다발을 들이밀었지만, 그와 강태는 일반인이기는 하지만 상식인이라고는 부를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심히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어쨌든 마법도, 기도 모르는 일반인이다.

여튼 소란스러운 두 여성을 보며, 페이트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기는 계속된다.

……혼돈을 향해.

────

역시 이런 하이텐션 개그물은 취향을 타서 그런지 덧글이 별로 없군요.
그래도 헤르만 편까지는 쓸 것 같습니다.
근성을 발휘해서 라칸 편까지 간다는 선택지도 있습니다만, 지금까지의 전적으로 봐서는 제가 거기까지 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주인공 중 하나인 성봉이 고백했습니다. 상대는 츠쿠요미.
별 탈 없으면 이어줄까 합니다. 강태는 고향에 아가씨가 있거든요. 네 배신자입니다. <-

여튼 봐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며, 저는 이만.

덧글

  • 악몽의현 2009/04/26 09:13 # 답글

    대, 대단해!!! 역시 재미있어!!! 카오스야!!!!
  • 반쪽사서-엔세스 2009/04/26 13:24 #

    이거슨 혼돈을 향해 달리눈 물건임니타 <-
  • [Elder`s] 2010/02/17 13:37 # 삭제 답글

    '황혼보다 어두운 자여, 내 몸에 흐르는 피보다 더 붉은 자여, 시간의 흐름 속에
    ㄴ 이거 드래곤 슬레이브 아녔나...
  • 반쪽사서-엔세스 2010/02/18 01:15 #

    네, 거기서 따온 것 맞습니다
  • 천류화 2012/08/29 07:50 # 삭제 답글

    푸하하하하 팬픽 보는 눈을 두단계 올려주셧습니다... 으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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